어린이 책에 대한 고정관념 - 전집이 좋다. 왜? 책이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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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더불어숲 (121.♡.54.214) 작성일07-05-11 14:49 조회2,190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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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집을 사놓으면 뭐가 좋을까?
전집을 사놓으면 우리 엄마들은 마음이 든든해진다.
'아! 우리 아이가 읽을 책, 이만큼 있으니까 됐다.'
이제 아이에게 무슨 책을 사줄까 하는 고민 끝이다.
항상 '이 책을 사줘야 하나? 저 책을 사줘야 하나?'
'이 책이 나은 것 같은데? 아니 저 책이 나은 것 같은데?'
하는 고민거리 하나가 깨끗이 해결되는 순간이다.
이제 아이가 열심히 읽어만 주면 엄마는 행복하다.
또 장식효과도 아주 좋다.
번듯번듯한 책들이 몇 십 권씩 좌-악! 얼마나 보기 좋은가!

2. 그런데 우리는 왜 전집을 권하지 않을까?

(1)전집을 보는 순간 질려버린다.
내가 3학년 때 우리집에서 전집을 처음 산 적이 있다. 사실 나는 참 책을 좋아했다. 그래서 읽을거리가 있으면 뭐든지 읽어버렸다. 내가 책을 좋아하니까 엄마는 전집을 사 주셨다. 그때 우리 형편으로는 좀 무리를 해서.
그 전집은 삼성당에서 나온 50권짜리 전집이었는데 책꽂이까지 같이 주었다. 덕분에 그 전집은 우리집을 멋지게 장식하였다. 그런데 나는 그만 그 책들 앞에 주눅이 들어버렸다. 나는 그 책들을 꼭 1번부터 차례로 읽어야 할 것 같았다. 아마 어떻게 해서 책들을 다 읽기는 하였는데 책의 재미에 빠지지 못하고,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아이들은 똑같은 크기로 권수가 많은 그 전집들 앞에서 '이 책을 언제 다 읽나?' 하고 책을 읽기도 전에 주눅부터 들어 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2)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진정한 이미지, 감동이 잘 살지 않는다.
출판사에서 방문판매용 전집을 기획할 때는 어떤 틀에 묶게 된다. 그러다보니 책들은 몇 십 권이 모두 같은 크기로 기획이 되게 된다. 그런데 그림책의 경우는 내용에 따라 책의 크기가 다양할 수밖에 없는데 모두 한 크기로 묶어버리니 내용이 주는 이미지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게 된다.

(3)좋은 책을 볼 기회를 놓치게 된다.
또 하나는 좋은 책을 볼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점이다. 전집은 출판사나 그 기획에 따라 권수가 달라지는데 대부분 몇 십 권씩에 이른다. 그런데 사실 그 가운데 진짜 좋은 책은 정말로 단 몇 권일 때가 많다. 모 복지관에서 아이들 독서교실을 했을 때이다. 한 기를 시작하려 할 때 학부모가 면담을 요청해왔다. 집에 책이 많은데 또 다른 책을 사서 읽어야 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집에 전집이 있을 경우, 아이가 책을 사달라고 하면 대부분 엄마는 "집에 책이 많이 있는데 무슨 책이야. 어서 집에 있는 책이나 읽어. 그 책 다 읽으면 사줄께" 하고 대답한다.
그렇게 해서 좋지 않은 책을 자꾸 보다 보면 좋은 책을 가려내는 힘이 부족해진다. 어떤 감별사든 1등품만 보아온 감별사는 쉽게 1등품과 2등품을 감별하게 된다고 한다. 책도 마찬가지다. 어릴 때부터 좋은 책만 보아 온 아이는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 되면 스스로 좋은 책을 고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좋은 책 속에는 아이들에게 내면적 힘을 주는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표현할 줄 알게 하고, 어떤 일이든 자신을 갖게 되어 열등감을 없애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등등의 어른으로 성장하게 도와주는 것이다. 좋은 책을 읽는 어린이는 알게 모르게 이런 힘들을 차곡차곡 쌓게 된다.
좋은 책을 읽을 기회를 놓친 어린이는 이런 힘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니 사실은 이 점이 가장 안타까운 일이 되는 것이다.

3 그래서, 책을 살 때는

우리 어른들도 책을 볼 때 깨알같이 많은 글씨가 있는 책을 보면, '이 책을 언제 다 읽나?'하는 생각이 들어 책을 읽기도 전에 주눅부터 드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린이들도 마찬가지다. 많은 책이 있는 전집을 보면 주눅부터 든다. 어느 날, 서점에 나가 책 몇 권을 죽 훑어 보다 아주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게 되면 우리는 그 책을 아주 재미있게 보게 된다. 어린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책을 살 때는 어린이와 같이 서점에 나들이 가는 것이 좋다. 이때에는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선별하는게 부모들에게는 어려운 숙제로 남아 있게 되는데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해마다 학년별 어린이 권장도서목록을 내고 있는데 어떤 책을 사야할지 모를 때 좋은 조언자가 될 것이다.
엄마와 함께 책을 고르는 그 순간 아이는 얼마나 행복할 것인가. 그리고 그 책은 또 그 아이에게 얼마나 소중한 책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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